카카오 교환사채 발행 호재? 악재? 완벽 분석!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주주에게, 카카오에게 이득인지 살펴보기
카카오가 3,395억 원 규모의 교환 사채(EB)를 발행했습니다. M&A(인수합병)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를 두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호재니, 악재니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19 이후 카카오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고 카카오게임즈 상장, 카카오 뱅크, 카카오 페이지, 카카오 페이까지 IPO 계획을 알리며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언론에서는 카카오의 교환사채 발행은 호재로 여기고 있는 모습입니다만 여전히 논란이 있기에 교환사태 공시 내용을 바탕으로 주주들에게 혹은 카카오에게 호재인지, 악재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교환사채(EB)란 무엇인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함께 알아보기
우선 교환사채(EB)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교환사채는 '주식으로 교환 가능한 사채'입니다. 영어로는 말 그대로 Exchangible Bond이죠.
간단히 말해서 교환사채는 투자자가 회사에게 돈을 빌려주고 채권을 받은 뒤 만기일 혹은 일정한 조건과 상황에 따라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하거나,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것입니다.
교환사채와 비슷한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인데요.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는 '신규 발행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사채'이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ent)는 '신규 발행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사채'입니다.
그리고 이 3개(CB, BW, EB)를 묶어서 '주식연계채권'이라 부릅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채권 혹은 주식을 발행하는데, '주식연계채권'을 통한다면 채권과 주식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어 투자자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에 기업이 좀 더 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안정성이 높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주가가 올라 수익성이 높은 주식으로 바꿀 수 있기에 좋은 선택지가 되는 것이고요.
CB | BW | EB | |
뜻 | 주식으로 전환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사채 | 주식을 인수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사채 | 주식으로 교환 가능한 사채 |
교환시 | 발행회사 신주 | 자사주 or 타사주 | |
공통점 | 주식으로 교환가능, 부채 증가 | ||
차이점 | 신주 발행, 주당순이익(EPS) 감소, 자본 증가 | 영향 없음 (단, 교환 후 유통주식 수 증가) |
CB, BW, EB 그게 그거 같은데, 헷갈리시지 않나요? 공통점과 차이점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공통점은 '주식연계채권'은 모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CB, BW, EB 모두 주식으로 바꿀 수 있죠. 그리고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기에 부채가 올라가게 됩니다.
다음은 차이점입니다. CB, BW는 투자자가 주식으로 바꿀 때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여 교환해줍니다. 반면 EB의 경우 투자자가 주식으로 바꿀 때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사주 혹은 타사주로 교환해 줍니다.
즉, CB와 BW는 신주를 발행하기 때문에 주당순이익(EPS) 등의 지표가 하락할 수 있고, EB의 경우 기존에 있던 주식을 넘겨주는 것이기에 주당순이익(EPS) 하락 등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약간은 이해가 되셨나요? CB와 BW도 차이가 있지만 오늘은 카카오의 교환사채(EB)가 주제이기에 관련 내용은 다음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카카오의 교환사채 공시 들여다보기
악재인가 호재인가?
교환사채 공시를 볼 때 발행 이유(자금조달의 목적), 발행조건(이자율, 발행가, 리픽싱 조건), 발행 대상(투자자)을 중심으로 보셔야 합니다. 이 내용이 어떤가에 따라 교환사채뿐만 아니라 모든 '주식연계채권' 발행이 호재인지 악재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발행 이유(자금조달의 목적)
인수합병(M&A) 목적
공시를 살펴보면 '3. 자금조달의 목적', '타 법인 증권 취득 자금'란에 339,570,000,000이라는 숫자를 보실 수 있습니다. '타 법인 증권 취득 자금' 말이 어려운데 간단히 말해서 인수합병(M&A)에 사용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보통 인수합병(M&A)을 위해서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한다면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입니다.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니 말이죠.
두 번째, 발행조건(이자율, 발행가, 교환대상, 리픽싱 조건)
디테일은 여기서 결정
'4. 사채의 이율'을 보시면 '표면이자율(%), 만기이자율(%)'란에 0이라는 숫자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카카오가 교환사채(EB)를 발행하고 자금을 조달했지만 그에 대한 이자가 0%라는 이야기입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공시를 보는 저희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기에 설명은 패스
쉽게 말해서 대출을 받았는데 이자를 안내도 되니 카카오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조건이죠.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건입니다.
은행에만 넣어놔도 이자를 따박따박 받을 수 있을텐데 이자도 없이 긴 기간 동안 돈을 묵혀두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자율만 놓고 보면 현금을 장롱, 땅속에 보관하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기에 투자를 한다? '그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은 발행가(교환가액)와 교환 대상입니다.
9. 교환에 관한 사항에 보시면 교환가액(원/주) 란에 477,225라는 숫자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교환사채 투자자가 카카오의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 얼마에 취득할 수 있느냐라는 것입니다. 즉, 교환사채 투자자는 477,225원에 카카오 1주를 교환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카카오 주식이 얼마가 돼야 교환사채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교환을 할까요? 당연히 교환가액인 477,225원은 넘어야 교환을 하겠죠.
10월 23일 종가 기준 카카오 주가가 34만 원인데 약 47만 원이 되면 교환하겠다고 하니 카카오 입장에서는 또 좋은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환가액 결정방법을 살펴보시면 '교환 프리미엄을 감안하여, 한국거래소 상장주식 종가의 135%의 교환가액으로 결정'이라는 문구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즉 비싸게 결정한 것이죠.
이번 카카오 교환사채는 자사주로 교환을 해주는데요 교환대상을 보시면 '당사 발행 기명식 보통주식(자기 주식)'이라 적혀있는데 말이 어려울 뿐이지 자사주로 교환해준다는 것입니다. 주식 수는 711,552주이고요.
여기까지를 간단히 정리해보면 카카오 교환사채 투자자는 일정 조건에 달했을 때(만기, 옵션 등) 711,552주를 477,225원에 교환받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카카오는 좋은 조건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했고요.
다음은 가장 중요한 리픽싱 조건을 살펴보겠습니다. '교환가액 조정에 관한 사항'을 살펴봅시다.
'무상증자, 주식분할, 주식병합, 주식의 종류 변경, 주주에 대한 옵션 또는 워런트의 추가 발행, 주식배당, 현금배당, 기타 자산의 배당, 시가 미만의 신주발행 등과 같은 교환가액 조정사유 발생 시 사채 조건에서 정한 바에 따라 조정'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카카오 주식의 수나 종류가 바뀐다면 477,225원인 교환가액을 조정(리픽싱) 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주식 수가 많아져 주당 가치가 떨어지면 교환가액을 낮출 수도 있고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올라가면 교환가액을 올릴 수도 있는 것이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남아있습니다. 여기서 꼭 살펴봐야 하는 것이 주가(시가) 하락에 의한 교환가액 조정(리픽싱)을 하겠다는 내용이 있는지 없는지입니다.
교환사채 투자자들이 당연히 카카오의 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하고 투자합니다. 하지만, 주가가 반대로 하락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겠죠.
특히, 이번 카카오 교환사채처럼 이자율이 0%인데 주가 하락으로 인해 몇 년 후 원금만 돌려받는다면 투자금 그 금액 자체는 손해가 아니지만 물가상승률, 돈 가치의 하락 등을 계산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카카오의 교환사채 공시에는 관련 리픽싱 내용이 없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으며 주가(시가) 하락에 의한 리픽싱 조건은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인데 없다는 것은 이 역시도 카카오에게 유리한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발행 대상(투자자)입니다.
누구한테 교환사채를?
교환사채 공시 아래쪽에 '특정인에 대한 대상자별 사채발행내역'이 공란으로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12.대표주관회사'에 시티은행, 제이피모건이 있고
제일 위쪽 '2-1(해외발행)'을 보시면 '발행지역 : 싱가포르 등 해외금융시장', '해외상장시 시장의 명칭 :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시티은행, 제이피모건 주관으로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한다는 것입니다.
카카오는 2016년에도 글로벌 연기금을 상대로 2억 달러(약 2,3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교환사채 공시를 분석해보았습니다. 카카오가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카카오는 왜 교환사채를 발행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카카오가 도대체 왜?
일타 쌍피를 노린 카카오
카카오(본사)는 현재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상태(약 9,000억 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환사채를 발행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이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카카오에게는 몇 가지 상황이 얽혀 있었습니다.
2018년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 M)의 합병 과정에서 로엔엔터테인먼트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사주 192만 주를 5년 안(2023년 8월 24일 까지)에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자사주를 결국 언젠가는 처분해야 하는데 그냥 시장에 내다 팔 거나, 블록딜로 5~10% 할인된 가격으로 물량을 넘긴다면 이는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카카오는 시장에 영향을 주거나, 싸게 처분할 수밖에 없는 자사주를 오히려 비싸게 135%의 프리미엄을 붙여서 교환사채로 발행했습니다.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처분해야 하는 자사주는 높은 가치로 처분하고. 꿩 먹고 알 먹기죠.
마지막 정리
향후 카카오의 행보는?
지금까지 카카오의 교환사채(EB)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내용이 감이 좀 잡히시나요?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정리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호재라고 생각하는데, 주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으로 카카오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이번 교환사채 발행이 잘한 일인지, 못한 일인지 평가될 것입니다.
카카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어떤 기업을 인수할지 정해지지는 않았고 자금 확보 차원의 교환사채(EB) 발행이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사주 처분 + 자금 조달을 동시에 누릴 수 있기에 교환사채를 발행했다고 합니다.
'카카오 플랫폼과 콘텐츠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재원 확보' 목적의 교환사채.
씨앗만 뿌리던 카카오가 계열사 상장을 통해 수확을 거두고 있는 상황 속에서 카카오가 어떤 기업을 인수할지, 교환사채 만기까지 주가가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 댓글 부탁드리며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점이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 추가할만한 내용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자 책임은 모두 본인에게 있으며 종목 추천이 절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자본 굴리기 프로젝트 > 기업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피겐코리아 주가 전망, 실적 (1) | 2020.11.04 |
---|---|
효성첨단소재 주가 전망, 실적 (10) | 2020.11.03 |
[기업분석] 켐트로스 주식 주가 급등 이유 2차 전지 특허, 수소차까지? (0) | 2020.10.07 |
[기업분석] 어도비(Adobe) 주가는 왜 고공 행진하는 것일까? (0) | 2020.10.06 |
진원생명과학 분석 및 주가 도대체 뭐하는 회사길래? 제 2의 신풍제약? (0) | 2020.09.21 |
댓글